어버이 날이다.
오늘은 유난히 바쁜 하루였다.
올해는 어버이 날이 조금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챙김을 받아야 할 양가 어르신들의 건강은 날로 쇠약해가고,
본인들도 살기 어려운 시대에 어버이 날을 챙겨야 한다는 것도 우리 자녀들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양가 어르신께 안부전화를 드리니 쓸쓸한 목소리로 안부를 토해낸다.
어르신들이 천천히, 아프지 않게 시간을 보내신다면 참 좋겠다.
어느새 나도 내 아이들에겐 어버이로 살아온 날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인지 내 아이들에게 은근 기대하는 마음이 슬슬 생기는 것 같다.
올해는 무엇보다도 어떤 선물보다는 두 아이들에게서 짧은 손편지라고 받고 싶었으나,
이 녀석들이 고등학교 졸업하고는 손편지가 끊겼고 가벼운 선물 쿠폰과 작은 꽃바구니가 어버이 날 안부를 대신한다.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자녀들 입장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부연하는 날들은 부담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매일을 신선하게 특별하게 맞으면 될 일이지 싶다. sns 속에서 앞다투어 자녀들의 선물을 자랑하기에 분주한 페친들을 보면서 왠지 씁쓸함이 찾아들었다.
그들은 과연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나는 지금 왜 이런 이야기를 주저리주저리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