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원의 토닥토닥/마음을 탐하다

정서진 풍경

새벽풍경 2020. 12. 7. 07:13

굿모닝~

12월의 월요일 아침입니다. 절기상으로는 오늘이 대설이라고 하지요.

마음으로는 정말 눈이라도 펑펑 내려 우리를 피로하게 만드는 어지러운 현실을 덮어버렸으면 좋겠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우울한 뉴스를 반복해서 듣게 되니 우리가 더 고단한 것 같아요.

며칠 전 거래하는 은행에서 2021년 달력을 받아왔습니다.

새로운 달력에 기념일을 옮겨 적는데 시간의 빠름을 새삼 실감하게 되더라고요.

더구나 2020년은 코로나 19로 엉겁결에 더 빨리 지나간 것 같아요.

언젠가 다정한 친구와 인천의 명소 정서진에 들른 적이 있습니다. 을왕리로 가던 중 잠시 멈춰 정서진의 갯벌을 본 적이 있는데 지금도 그 풍경이 선명합니다.

동행했던 친구에게 듣기로는 광화문을 기준으로 정서 쪽에 있는 나루터라서 그곳 지명이 정서진이라고 하더라고요.

멀리 바다 쪽 물길을 따라서 다양하게 갈라진 검은 갯벌을 보는데 낯선 감동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 갈라진 물길을 아마 갯골이라고 한다지요?

여러 개로 분산되어 있던 갯골이 어느 순간 하나의 물길로 모여들고 또 거기서 다시 여러 개의 갯골이 생기는 풍경을 보니 마치 우리 삶의 여정 같더라고요. 그리고 갈라졌다가 다시 만나는 물길풍경이 마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묘하게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관계가 유지되려면 서로에게 동화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로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고 인정해야 하잖아요. 그러고 보면, 공감한다는 것은 어쩌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쵸?

일몰이 아름다운 정서진의 풍경은 추울수록 더 빛을 발한다고 해요. 그러니 올해가 가기 전 찬바람 맞으며 정서진의 꽃이라는 해넘이 풍경도 감상해보아야겠어요.

멀리 바다 너머로 사라지는 해를 보며 2020년의 지난했던 기억도 함께 넘겨버리면서요.

코로나 19가 우리 코앞까지 다가 선 어려운 시기입니다.

건강 조심하시며 한 주일 잘 지내시길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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