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의자
윤채원
순간을 머물다
길게 저물어 간 사람아
산다는 것은
나를 버리고 너를 받아들이는 일이라고
사그라지면서도 그대 안에 머물고 싶어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내가 서럽도록 밉다
낯선 세상으로 이끌어
나를 고운 꽃으로 피어나게 한 당신
반짝였던 그 시간은 그리움으로 물들고
서서히 잊기 위해
나는 그대를 덜어내고
그대는 나를 흩어지게 해야 할 일
먼 훗날
첫눈을 안고 소리 없이 내게 온다면
그대 내게로 와 준다면
'윤채원의 문학세계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9월은25 (0) | 2017.02.10 |
---|---|
세월호 그 후 1,000일-윤채원 (0) | 2017.01.08 |
눈.27 (0) | 2016.12.23 |
(시) 아버지의 시28 (0) | 2016.04.05 |
(시) 빈길29 (0) | 2016.0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