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원의 문학세계/시(詩)

빈의자26

새벽풍경 2017. 1. 4. 15:16

빈 의자

                                         윤채원

 

순간을 머물다

길게 저물어 간 사람아

 

산다는 것은

나를 버리고 너를 받아들이는 일이라고

사그라지면서도 그대 안에 머물고 싶어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내가 서럽도록 밉다

 

낯선 세상으로 이끌어

나를 고운 꽃으로 피어나게 한 당신

반짝였던 그 시간은 그리움으로 물들고

서서히 잊기 위해

나는 그대를 덜어내고

그대는 나를 흩어지게 해야 할 일

 

먼 훗날

첫눈을 안고 소리 없이 내게 온다면

그대 내게로 와 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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