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원의 문학세계/시(詩)

9월은25

새벽풍경 2017. 2. 10. 14:36


나의 9월은.

 

간절한 기다림을 기억하고

새벽이슬로 다가선 그대가 반가워 설렘으로 문을 엽니다.

 

지독한 열꽃을 피워낸 계절은

온몸을 달구던 지난 시간의 무료함 속으로 밀어내고

초록 들판을 서서히 금빛으로 물들일 그대를 기다리는 이유는

이리저리 흔들려 비루해진 마음과

신열로 무너져 버린 나를 조금씩 세우기 위함이고

청명한 하늘아래 알알이 익어가는 빛 고운 열매와

그윽한 들꽃향기 피어내는 그대의 세계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머지않아 푸른 하늘과 다정한 바람을 입은 투명한 햇살은

우리의 시선 속으로 들어와 우주를 성숙시키고

사람과 사람사이에 흐르던 서툰 이기심을 벗겨내

우리를 한층 평화롭게 만들 것입니다.

 

그대여.

방금 열리기 시작한 그 문 앞에 서서

계절을 이어가는 그대의 따스한 숨결을 모아

이 가을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열어가겠습니다.

 


'윤채원의 문학세계 >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 풍경21  (0) 2017.11.25
달콤한 눈물24  (0) 2017.06.25
세월호 그 후 1,000일-윤채원  (0) 2017.01.08
빈의자26  (0) 2017.01.04
눈.27  (0) 2016.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