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원의 문학세계/시(詩)

(시) 빈길29

새벽풍경 2016. 1. 29. 16:29

 

빈 길

                     윤채원

 

지루한 소음은 차단되고

외로움과 적막이 가득한

흙길을 홀로 걷는다

문득 스쳐 간 그 사람 속내가 궁금한 날엔

문밖으로 서성거리는 햇살 한 줌 낚아채

낡은 외투 주머니에 꽂아 두고

초행길인 양 조심조심 걷다 보면

허기 가득한 햇살은 온기를 부르고

이내 무료함을 수장시킨 후

키 작은 나무를 지나쳐서

짙은 숲이 내어주는 품속으로 들어선다

산 그림자 길게 들어앉은 텅 빈 그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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