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원의 문학세계/시(詩)

겨울나무 2.

새벽풍경 2022. 2. 12. 14:29

겨울나무 2.

 

윤채원

 

 

새들도 자리를 떠나고

바람소리만 맴도는 텅 빈 숲

거친 눈보라 온몸으로 거두며

까칠한 맨살로 제자리에 서 있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일은

시린 몸으로 기다림을 끌어안거나

빈 가지 끝에 걸린 삭풍을 다독이며

침묵으로 드리는 정직한 기도

 

바람길 아래 언 땅 속으로

고동치는 숨길을 애써 숨기고

그대 떠나간 그 자리에서

말없이 서 있는 겨울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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