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원의 문학세계/시(詩)

8월9

새벽풍경 2019. 2. 14. 12:40

8월에게

 

 

온 종일 사선과 직선을 그어대던

긴 비 그치자

다급하게 쏟아져 내리는 태양

서서히 드러나는 너의 실체는

매섭게 다가와

일순간 세상을 마비시키고

불면의 열대야 속에서

철들지 못한 서러운 매미들은

덩달아 진저리를 쳐댄다

열기로 무장한 너의 침묵에

나무와 나무 사이의 텅 빈 시간은

진초록 숲으로 법석거리는데

느닷없이 다가 선 너는

서성거리며 흔들리는 나를 향해

설익은 미소를 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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