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벚꽃나무
윤채원
흐려진 하늘 아래로
바람조차 인색한 시간
홀로 솟아오른 산벚꽃나무 아래 서 있다.
그곳에서는 진달래나 목련보다
당신이 먼저 내게로 걸어 들어왔다.
나를 생각하는 것이 당신의 기쁨이라던
오래전 그 말이 궁금해지고
당신을 향한 그리움을 접을 수 없어
빈 몸 가지에 홀로 서 있는 새에게 눈길을 건넨다.
기다리는 일에 이미 익숙해진 나는
수많은 열정을 품고 있는 당신이
미세한 바람의 결을 타고 달아나버릴까
여전히 조바심으로 일렁인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몸짓은
두근거리는 심장으로
산벚꽃잎 가득 피운 나무에게 시선을 주며
그리운 당신을 그리워하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