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원의 토닥토닥/ 토닥토닥(메일)

경건해지는 11월.

새벽풍경 2015. 11. 3. 09:51

반가운 손님처럼 다가섰던 설렘의 10월은 속절없이 사라지고 만추의 11월로 들어섰네요.

11월은 왠지 조심스럽네요. 조금 경건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지난 주말에 잠시 충주에 다녀왔습니다. 집안 행사가 있어 내려가는데 달리는 고속도로 양옆으로 보이는 울긋불긋한 풍경에 눈길 주다 보니 어느새 반가운 충주가 눈앞에 보이더라고요.

부모님이 계시는 그곳에도 햇살로 낙엽으로 바람으로 거리마다 가을이 내려앉았습니다.

쓸쓸한 가을처럼 메말라버린 부모님의 얼굴을 보는 순간 반가움보다 안쓰러운 마음이 먼저 밀려왔습니다. 

두 손을 잡아드리는데 촉촉함이 사라진 건조한 촉감에 또 한 번 왈칵하며 마음이 힘들어졌습니다. 

전에 없이 아버지가 먼저 반가운 마음을 글썽이는 눈으로 먼저 보여주셔서 조금 힘들었습니다.

나이가 드시니 마음이 많이 약해지시나 봅니다. 눈물을 보이시는 일이 없으셨거든요.

그런 두 분을 뵙고 나니 가을이면 습관처럼 침잠되어버리는 마음을 잠시 곧추세우게 되더라고요.

사랑은 버리는 것이라고 했나요? 나의 욕심을 버리고 상대의 욕구와 관심 중심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이라죠.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정말 사랑한다면 더 가지려 애쓰지 않고 나의 관심이나 욕구 위에 사랑하는 사람들을 두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고향 집에 내려가 잠깐 부모님을 뵙고 오면서 나의 우선순위 그 위에 사랑하는 대상을 두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챙겨서 올라왔습니다. 이 마음이 오래가야 할 텐데 말입니다.^^*

어느 하나라도 허투루 보내면 안 될 것 같은 아까운 11월을 앞에 두고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집니다. 

남은 날들을 아끼며 천천히주어진 환경에 집중하며 살아야겠습니다.

애정을 가지고 말입니다.

안녕.

'윤채원의 토닥토닥 > 토닥토닥(메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한열매 그리고 감사  (0) 2015.11.16
사이의 간격  (0) 2015.11.09
10월 마무리 잘 하시길요.  (0) 2015.10.26
가을과 함께 깊어지기  (0) 2015.10.19
감기 조심하시어요.  (0) 2015.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