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사생활/영화...그 후.

소원

새벽풍경 2013. 10. 21. 21:26

간만에 친구와 본 조조영화.

몇년 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조두순 사건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이준익 감독과 연기파 배우 설경구, 엄지원, 이레가 함께 만들어 간 가슴아픈 영화이다.

가장 아픈 곳에서 피어난 가장 따뜻한 영화라고 포스터에 나와 있었다.

사실  너무 아픈 영화라서 보고싶지 않았지만 친구가 미리 예매를 해 놓은 것이고,

 대한민국에서 부모로 살아가고 있기에 볼 필요도 있다고 생각했다. 아주 민감하고 폭력적인 사건을 최대한 따뜻하게 만들려고 애쓴 감독의

노력이 엿보였다. 그 치유 과정에서도 결국 힘이 되어주는 것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어느 인터뷰에서 이준익 감독은 소원이의 상처는 성폭행이 아니라 아주 난폭한 폭행을 당한 것이라고 표현했다.

아침시간이라그런지 객석은 한산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여기저기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내 뒤에선 꺼이꺼이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아픈 영화를 최대한 따뜻하고 치유과정을 담담하게 그려가는 장면이 마음에 와 닿았다.

한 아이의 인생을, 한 가족을 파멸시킨 파렴치한 성폭행범은 12년 형을 받았다. 그 이유는 알콜로 인한 심신미약상태였다는 것이다.

내 가슴속에서 착찹한 심정이 지속되고 분노가 일었다. 주변에서도 두런거리기 시작했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분노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함께 한 친구도 말이없다.

퉁퉁 부은 얼굴로 마주한 우리는 1층 커피숖으로 내려가 영화에 대한 흥분하고 분노하며 토론을 하느라 3시 늦은 점심을 먹고 헤어졌다.

사람만이 희망이라는 어느 시인의 시 한 귀절이 귓가에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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