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사생활/기타 자료실

윤채원의 토닥토닥-출판사 서평

새벽풍경 2013. 3. 27. 21:40

 

출판사 서평(책 소개)

 

 

윤채원, 그 모성에서 배어나는 토닥거림

 

1. 해 질 녘 풍경소리처럼 맑은 단상

 

 

세상사‘인연과 관계’를 통해, 생채기 난 일상을 따스하게 토닥거리는 에세이집 [윤채원의 토닥토닥](해드림)이 나왔다. 수필가 윤채원씨가 틈틈이 주변 이웃들에게만 전달해 온 글들을 모아 일반 독자에게 공개하게 된 것이다.

소난(小難)이든 백난(百難)이든 우리 주변에는 저자처럼 따뜻한 가슴으로 함께해주는 이들이 있어, 이 세상 휴머니즘은 늘 살아 움직이는 것이다. 토닥토닥, 이 얼마나 포근한 휴머니즘적 발상인가.

 

원로 시인 황금찬씨는 이 ‘토닥토닥’의 느낌을 ‘구름과 은하가 흐르는 하늘에서, 풀바람에 날리는 꽃잎 같은 것’이라고 하였다. 바람에 꽃잎을 날리듯이, 생채기 난 가슴을 구름 가에 날려주는 에세이집이라는 것이다. ‘토닥토닥’은 노 시인이 말하는 바로 이 평화와 위안의 샘이다.

[토닥토닥]에는 네 가지 예쁜 의미가 들어 있다. 먼저 책 이름이 예쁘다는 것이요, 윤채원이라는 저자 이름이 예쁘다는 것이요, 프로필에서 보이는 저자 얼굴도 예쁘다는 것이요, 무엇보다 힘겨운 이들을 토닥토닥 다독여주는 마음이 예쁘다는 그것이다.

 

 

2. 아침에 만나는 빨간 우체통

 

편지처럼 만나는 저자의 ‘토닥거림’에는 묘한 동감이 느껴진다. 성실하게 앞서가는 이웃을 만났을 때 피할 수 없는 열패감으로 작아진 자신을 안아 올리던 아픈 기억들을 생생하게 살아나게 한다.

여기에는 인생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선한 심성이 들어 있으며 자칫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일상의 모난 모습들을 모성의 눈빛과 감성으로 토닥여 주는 것이다.

해가 중천에 뜬 시각에 읽어도 새벽처럼 신선하기 짝이 없는 토닥거림, 아름답고 선한 영혼, ‘아침에는 운명 같은 건 없다.’란 말이 또 하나의 새로운 메시지처럼 들린다. 미처 봄의 결조차 느끼지 못한 우리에게 홍매화 한 그루 후미진 곳에 봄이 와 있다고, 무슨 꽃이든 한 송이 피워 들판 언저리의 바람과 하나가 되어보라고 일으켜 세운다.보이지 않는 그림자처럼 맨손으로 걸어와 어느 틈에 곁에 서 있는 토닥거림. 가난한 어머니의 품속을 닮아 따스하기도 하다. 가난해서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 해맑은 웃음으로 행복을 선물하는 사람, 그 사람을 만나면 작은 몸이 더욱 작아져 고개를 치켜세우고 바라보게 된다.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고 있으면 몸에서 샘솟는 희열을 느낄 수 있다. 무엇을 주거나 받지 않아도 뿌듯하게 차오르는 포만감, 지금 곁에 없어도 언제나 함께 있는 것 같은 그런 사람이 오래전에 있었다. 그것이 [토닥토닥]이다.

 

 

3. 이유모를 불안감을 토닥거리다

 

글을 쓰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이 있는데 ‘ 인연, 관계’ 등이 그것이다.사람이든 사물이든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그 본질을 알 수 있는 법이다.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에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아름다운 인연을 나누는 가장 큰 비법이지 싶다.애써 관계에 집착하다 보면 객관성은 사라지고 그리움과 아쉬움이 쌓일 틈도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글을 쓴다는 것은 외로움을 불러들이거나 혹은 탈출하기 위한 서툰 몸짓이다. 여기에 실린 글들은 한 곳에 머물지 못하고 늘 서성거리는 이유 모를 불안감을 잠식시키기 위해 쓴 토닥거림들이다. 따라서 스스로를 토닥거리기도 하는 날갯짓이다.

[이른 아침 /풍경소리가 그리워지는 날엔……먼데 바람을 부르는 것일까/산사로 미처 흘러가지 못한 메마른 풍경에서는/그저 바람 냄새만 묻어납니다.]

충북 충주에서 출생한 저자는, 2003년 <<한국수필>>에 <새벽풍경>으로 등단함으로써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국내 여러 문학지에 작품을 발표하고 있으며, ‘독서와 논술’을 통해 아이들도 지도해 가는 중이다.

한국문인협회, 한국수필가협회, 한국산문, 한국여성문예원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본문 일부

 

 

 

 

무모한 도전

 

아무리 소중한 것이라도 그 가치를 알지 못하면 시나브로 그 귀한 것들을 상실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소중한 거라는 걸 알게 된 순간부터 그것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워 이겼으며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뎌 이기며 잡을 수 없는 저 별을 잡아 이기려 했다.”

돈키호테가 기사 생활을 접고 시골집으로 내려가 숨을 거두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말입니다. 무모했던 지난 시간을 후회한 말일까요. 아니면 적어도 자신의 의지대로 도전하여 모험

적인 삶을 살았다고 외친 것일까요.

‘돈키호테’라는 인물은 현실을 제대로 성찰하지 못하는 무모한 사람을 떠올리지만 어쩌면 그는 이상을 향해 끊임없이 전진하는 새로운 인간형을 제시해 준 인물일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노벨 연구소에서「 돈키호테」를 인류사상 최고의 작품으로 뽑은 이유가 아닐까요.

인간이 지니고 있는 이상적인 면과 현실적인 면, 두개의 경향을 멋지게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무모한 도전 같지만 “미래는 꿈꾸고 도전하는 자만의 것이다.”라는 말처럼 우리 안의 잠재력을 깨우고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어서 오늘 하루쯤은 조금 무모해 보이는 돈키호테로 살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즐거운 관계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혀진 인연 속에서 가족이라는 특별한 관계로 마음을 나누며 산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가족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끈끈한 정으로 연결되어 잠시라도 떨어지면 못 견디게 그리운 인연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안식처가 되어주는 가족은 혼인이나 혈연 또는 입양의 유대로 맺어지는 관계입니다.

누군가의 부모로 산다는 것은 양 어깨에 돌덩이를 얹은 것처럼 고단한 일입니다. 두 아이의 부모로 살다 보니 흘리게 되는 눈물의 양도 점점 많아집니다. 사춘기의 터널을 걷고 있는 그 길이 유난히 어둡고 길게 느껴져서 본인들보다도 부모인 저의 조바심이 먼저 앞서갑니다.

오늘 아침엔 결국 아들 녀석과 언짢은 일을 앞에 두고 고함이 오갈 상황이 일어났는데 한숨 섞인 심호흡으로 애써 감정을 조절한 후 녀석을 길게 안아주었습니다. 엉거주춤 서서 나의

포옹을 겨우 견디던 녀석은 인사도 없이 현관을 나섭니다. 베란다에서 서서 그런 아들의 뒷모습을 내려다보자니 저절로 터져 나오는 한숨에 온몸의 기운이 한걸음에 달아나 버립니다.

나이가 들수록 마음이 넓어지고 여유로워질 것 같았는데 제 경우엔 옹색함이 더 큰 둥지를 틀고 앉은 것 같아 우울해지네요.

“사랑하는 아들, 오늘 하루도 유쾌하길!” 짧은 메시지를 보낸 후 따스하게 비치는 햇살을 보며 오늘 하루도 유쾌할 것이라고 저 자신에게 최면을 걸어 봅니다. 흐트러진 감정을 정리

한 후 오래 전 이런 먹먹한 심정으로 사셨을 부모님이 생각나 바쁘게 수화기를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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