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수줍음을 안고 강의실로 들어온 공광규시인,
참 반가웠다.
자신의 시를 낭독하기가 쑥스러웠던지 나름의 이유를 붙여 낭독자를 지정해주는 센스.
세상에~
나와 눈을 마주치더니 소주를 잘 마실 것 같다며 그의 시 <소주병>을 낭독해보란다.
내가 참 좋아하는 시이기에 기다렸다는 듯이 읽어내려갔다.
그의 시는 담백해서 참 좋다.
쉽게 쓰여진 시라서 더 좋다.
누구라도 편하게 공감할 수 있어서 참 좋다.
시를 은유, 비유의 꽃이라는 둥, 적당히 돌려쓰기만을 강요하는 것에 지쳤던터라 그의 강의가 참 신선하게 와 닿았다.
지난 번에 멀찍히 앉아 훔쳐보기만했는데,
어제는 당당하게 옆자리에 이야기를 나누고 인증사진까지 찰칵!
선해보이는 그의 인상처럼 내면이 따뜻한 사람이었다.
그가 말한 시적허용에 공감한다.
사람들은 작가가 쓴 글을 작품으로 인정하지않고 작가의 실제경험이라 판단해서 오해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글 쓰는게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때때로 시적허용이 용납되지 않아 자신이 쓰고자하는 것을 드러내지 못하는 게 안타까울 때가 있다.
정말 독자들이 어떤 작품을 대할 때 적당한 시적허용을 인정해 주었으면 좋겠다.
....................
그의 시<수종사 풍경>을 좋아한다고 했더니 고맙다며 얼굴을 붉히는 것이 꼭 미소년 같다.
난 가슴속에 순수함을 가지고 있는 남자가 참 멋져보인다.
진짜 그 순간 내 마음에도 미세한 떨림이 일었던 것 같다.
그도 나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하며 친근감을 표현해준다.
주위 문우들의 시샘 가득한 눈빛을 아랑곳않고 공시인을 슬쩍슬쩍 훔쳐보곤 했다.
누군가는 나에게 그를 바라보는 내 눈빛에 반짝반짝 하트가 춤추더라며 면박을 주었다.
한동안 그를 마음에 안은 채
혼자서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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