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원의 토닥토닥/마음을 탐하다

낙엽을 쓸며

새벽풍경 2017. 11. 9. 14:54



좋은 아침~


한 주일 활기차게 시작하셨나요?


어제 친구아버님의 부음을 듣고 밤늦게 충주로 문상을 다녀오느라 새벽에 잠들었더니 늦잠을 자고 말았네요.


오늘은 쓸쓸한 마음으로 하루를 엽니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날들입니다. 무엇이든 영원한 것은 없다라는 생각과


순간순간을 잘 살아내야하고,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온전히 마음을 주며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이 깊어졌어요.


계절탓인가요? 여러 상실감이 한꺼번에 밀려드네요.


마음 다독이며 하루를 시작해야할 것 같아요.


한주일도 내 주변의 인연들을 한번 더 생각해보는 시간 되시길요.


 


 


낙엽을 쓸며


 


 


켜켜이 쌓인 서늘바람이 휘몰아 간 그 틈새로


잠시 양광이 고개를 들면


태어난 곳으로 서둘러 돌아가기 위해


서슴없이 벗은 너의 옷가지들을


나는 무심하게 끌어 모은다.


 


찬란한 세상에서 삼삼오오 분주하던 생()들은


햇살 얇아지는 가을 끝자리에서


겸허한 가벼움으로 지나 온 시간을 추모하자


물기 있는 몸으로 누리던 달콤한 유혹들은


무색함으로 서서히 고개를 떨군다.


시간에 갇힌 무심한 등 뒤로


익숙하던 햇살을 애써 감춘 채


빛바랜 너를 잊으려는 마음에 기대어


두 눈을 감은 채 너의 체취를 쓸어 내면서도


다시 찾아 올 푸른 삶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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