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쯤 와서 보니......
산다는 게 그런 것 같아요.
너무 치열하게 달려갈 것도,
너무 여유를 부리며 살 것도 아닌 것 같아요.
시간은 우리가 잘 채울 수는 있지만 소유할 수는 없지요.
빨리 달리거나 천천히 걷더라도 시간은 늘 우리의 통제밖에 있으니까요.
내 생각과 의지대로 되는 일이 많지 않아서
말 한마디에도 용기를 얻거나 울적해지는 게 우리잖아요.
꺼내 놓을 수 없는 마음 때문에 힘들어할 때,
아무것도 묻지 않고 손잡아 줄 사람이 곁에 있었다면 감사한 일입니다.
모든 것이 정지된 것 같아 하늘 올려다보는 일이 유난히 많았던 한해였습니다.
달랑거리는 2016년과 마주하면서 지나온 시간을 잠시 떠올려봅니다.
어찌 되었든 지금까지 견뎌온 우리가 기특하고
또 우리 앞으로 시작될 정유년의 그 시간과 화평하게 지낼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