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원의 토닥토닥/ 토닥토닥(메일)

나이가 주는 선물.

새벽풍경 2014. 10. 27. 07:28

아! 눈돌리는 곳곳마다 저절로 탄성이 터져나오는 색 고운 단풍이 천지입니다.

이 계절....나무들도 제각기 할말이 많았던 게 분명해요.

각기 다른 나무에 따라 빨간, 노란 색깔을 입힌 그들만의 언어로 계절을 노래하고 있잖아요.

우리 눈에 보이는 것대로라면 빛깔고운 나뭇잎일 뿐이지만,

현상 그 너머에 존재하는 이면의 세계를 상상해봅니다.

 침묵하던 나무는 고운 색깔의 잎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지 새삼 궁금해졌어요.

그리고......

이 고운 색깔을 나뭇잎에 입히기위해 지난 봄부터 그들은 어떤 힘겨움을 견디어냈는지.....

또  진실되지 못한 세상의 허다한 일들에게 차마 눈길주고 귀 열어줄 수 없어,

거리로 내려와 사람들에게 짓밣히는 고통을 스스로 감내하고 있는 것인지....

나무위에 매달려 세상의 작태를 내려다 보다가 더는 견딜 수 없어 입을 닫고 바닥행을 자진한 것일까요? 제가 지나친 상상을 하는 것일까요?

이 세상을 날아다니는 허망의 조각들이 버거워 그저 가장 낮은 자리인 바닥으로 내려오기로 작정했는지 아무튼 거리엔 온통 물기를 잃은 건조한 나뭇잎 투성입니다.

저 많은 나무들은 우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침묵으로 서서히 자신들의 몸을 달구어내는가 싶어지네요.

이상하게 2014년 가을은 이전에 저를 지나쳤던 꽤 여러번의 가을과는 조금 다른 색깔로 다가선 것 같아요.

이 느낌....나이가 주는 선물  관조의 마음인 것 같아요.

이 가을이 다가기전에,

다양한 색깔로 자신을 드러내는 나무를 보며 용납과 관조라는 단어를 품게되었습니다.

이 가을이 그리 쓸쓸하거나 허전하지 않을 것 같은 예감입니다.

우리모두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 가을 무사히 지나가기를 축복합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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