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원의 토닥토닥/인향만리(메일)

11월의 시간

새벽풍경 2021. 11. 14. 23:50

굿모닝~

좋은 아침입니다.

며칠 전에는 새벽 산책길에서 아직 물기가 남아있는 몇 장의 낙엽을 가지고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색 고운 늦가을 몇 장을 두꺼운 사전 갈피에 몇 장 넣어 두고 나니여고시절 생각이 나면서 피식 웃음이 나더라고요,

아마도 제 마음이 2021년의 가을을 그렇게 간직하고 싶었나 봅니다.

11월도 저물어 가는데 어떻게 지내시나요?

전 며칠 전 친구에게 시집 한 권을 선물받았습니다.

시집 제목은 새들은 날기 위해 울음마저 버린다였습니다.

왠지 시집 제목에서 슬픔이 묻어나는 듯했지만,

시집 한 장 한 장을 넘기며 읽는데 정갈함이 느껴져서 참 좋았습니다.

30년을 임금 노동자로 살아온 시인은, 노동 끝에 병을 얻어 지금은 산중에 살고 있습니다.

이 시인의 시에는 도시의 삭막함이나 노동자 특유의 긴장감을 발견할 수가 없습니다.

그는 신물이 나는 노동을 통해 내면을 꾸준히 갈고닦아서,

부드러움의 결정이라고 할 수 있는 시를 지어내어 경직된 사람의 마음을 스르르 풀고 있었습니다.

천천히 시집을 읽다 보니 직접 만난 적이 없는 그 시인의 얼굴이 그려지는 듯했습니다..

누구든 사람의 눈과 얼굴에는 그 사람의 인생이 담겨 있다고 하지요.

여기쯤 와보니 사람의 얼굴을 통해 그 사람의 본모습이 보는 눈이 조금 생겼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칠 제 얼굴을 생각합니다.

그렇게 날마다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아요.

어느새 11월도 중반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낙엽처럼 사라지는 시간을 헤아릴 것이 아니라,

남아있는 시간에 채워 넣을 것을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겠습니다.

바람이 많이 차가워졌습니다.

한 주일 잘 지내시며 환절기 건강 조심하세요.

안녕.

 

'윤채원의 토닥토닥 > 인향만리(메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공이란..  (0) 2021.11.29
나목의 힘  (0) 2021.11.21
낙엽  (0) 2021.11.07
11월의 안부  (0) 2021.11.01
충주에서...  (0) 2021.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