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좋은 아침입니다.
며칠 전에는 새벽 산책길에서 아직 물기가 남아있는 몇 장의 낙엽을 가지고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색 고운 늦가을 몇 장을 두꺼운 사전 갈피에 몇 장 넣어 두고 나니여고시절 생각이 나면서 피식 웃음이 나더라고요,
아마도 제 마음이 2021년의 가을을 그렇게 간직하고 싶었나 봅니다.
11월도 저물어 가는데 어떻게 지내시나요?
전 며칠 전 친구에게 시집 한 권을 선물받았습니다.
시집 제목은 ‘새들은 날기 위해 울음마저 버린다’였습니다.
왠지 시집 제목에서 슬픔이 묻어나는 듯했지만,
시집 한 장 한 장을 넘기며 읽는데 정갈함이 느껴져서 참 좋았습니다.
30년을 임금 노동자로 살아온 시인은, 노동 끝에 병을 얻어 지금은 산중에 살고 있습니다.
이 시인의 시에는 도시의 삭막함이나 노동자 특유의 긴장감을 발견할 수가 없습니다.
그는 신물이 나는 노동을 통해 내면을 꾸준히 갈고닦아서,
부드러움의 결정이라고 할 수 있는 시를 지어내어 경직된 사람의 마음을 스르르 풀고 있었습니다.
천천히 시집을 읽다 보니 직접 만난 적이 없는 그 시인의 얼굴이 그려지는 듯했습니다..
누구든 사람의 눈과 얼굴에는 그 사람의 인생이 담겨 있다고 하지요.
여기쯤 와보니 사람의 얼굴을 통해 그 사람의 본모습이 보는 눈이 조금 생겼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눈에 비칠 제 얼굴을 생각합니다.
그렇게 날마다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아요.
어느새 11월도 중반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낙엽처럼 사라지는 시간을 헤아릴 것이 아니라,
남아있는 시간에 채워 넣을 것을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겠습니다.
바람이 많이 차가워졌습니다.
한 주일 잘 지내시며 환절기 건강 조심하세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