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사생활/여행이야기.(국내)

쌍문동 골목

새벽풍경 2021. 8. 28. 23:42

'쌍문동"이라는 지명만 들어도 편안해지고 정감이 돋는다.

점심 식사 후 천천히 쌍문동 골목을 살피며 걸어보았다.

모든 동네가 발 빠르게 변해가는 중인데 이곳 쌍문동도 변화의 바람이 불어 한 블록 건너 하나씩 집이 부서지고 새로운 빌라가 올라가고 있다.

그럼에도 친근한 쌍 문동스러움이 남아있어 마주치는 동네 풍경에 미소가 지어진다.

어지럽게 여기저기 늘어진 전선들도 아직은 견딜만하고,

여름 끝자락 햇볕에 말리려고 펼쳐놓은 고추도 새삼스럽고 반갑다.

길을 걷다가 멈춰 서서 조금씩 남루함이 묻어나는 빛바랜 대문이 정겨워 오래 바라보았다.

단조로움을 피하고 골목에 생기를 넣으려고 꾸며 놓은 계단과 벽화가 세월에 꼬리를 잡혀,

빛바랜 촌스러움이 묻어나지만 그것조차 정겹다. 

바짝 엉겨 붙은 담쟁이덩굴에 안겨있는 근사한 단독주택이 고풍스럽고 신비감도 한껏 묻어있다.

동네 이모저모가 참 싱그럽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부터 이곳 쌍문동에 감나무가 많은 동네로 오래된 집에는 감나무가 심겨있다.

한참을 걷자니 왼쪽으로 보이는 연립주택 좁은 계단에 정갈하게 내걸린 빨래가 거룩해 보이고,

단정하게 가꾼 화분들이 소담스러워 괜스레 집주인이 궁금해진다.

주말인데도 골목은 텅 비어있다.

정겨운 풍경과 서정적인 감도는 동네라도 그 속에 사람의 온기가 흘러넘쳐야 한다.

그런 생각으로 걷자니

"당신이 있어 쌍문 2동이 빛이 납니다"라는 문구가 진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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