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가족 외출이다.
모처럼 쉬는 주일이니 가족과 함께 예배도 드리고 바람도 쐴 겸 오남 저수지에 다녀왔다.
아이들이 크고 나니 각자의 생활이 있어 함께 움직이는 게 쉽지 않다.
찬바람 맞으며 호수 둘레길을 걷고 싶다고 말하자
아이가 풍경이 멋지다는 포천 장암저수지를 추천했지만,
며칠 전 TV 캠핑 프로그램에 나온 직후라서 그곳을 찾는 사람들이 다시 붐비기 시작했다고 한다.
어찌어찌 오남저수지로 장소가 변경되어 30분가량을 달려 호수 근처인 다송에 도착했다.
시그니처라는 산채비빔밥을 먹고 찬바람 맞으며 호수를 산책했다.
식사 후 녀석들은 카페를 먼저 추천했지만 난 호수 산책을 고집했다.
지난번 어스름한 시간 풍경도 좋았지만 모든 풍경을 볼 수 있는 햇빛 찬란한 낮시간도 좋다.
천천히 사진 찍고 이야기하며 걷다 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시를 건지러 왔다는 나의 말에 누구도 재촉하지 않아 좋았다.
하늘도 맑은 빛을 보여주었고 청둥오리도 다정해 보였다.
바람 따라 다양한 결로 그림을 그려내는 물결도 좋았고 곳곳의 나목도 멋진 풍경이 되어주었다.
시 한 편 건지고 싶었지만 욕심이 앞서 쉽지 않았다.
오늘 외출은 가족끼리 안온한 시간 보낸 것으로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