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사생활/끄적거림

간만에.

새벽풍경 2016. 12. 20. 16:40


간만에

겨울 안에서 순한 봄기운이 느껴집니다.

퍽퍽한 일들만 가득하던 날의 연속이었지만

이런 날에는 괜히 마음마저 순해집니다.

잠깐 올려다본 하늘은 반갑고

무심한 표정으로 지나치는 낯선 사람들이

다정하게 느껴져 길게 바라봅니다.

창밖에서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것은

바람 때문이 아니라

흔들리는 내 마음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 그대를 내려놓고

무심한 체하는 이유는

영영 잃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의 흔들림이 멈추는 그 날

홀연히 다가설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녀의 사생활 > 끄적거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직진과 좌회전.  (0) 2017.01.19
2017년에는.  (0) 2017.01.06
쓸쓸함.  (0) 2016.12.18
요렇게 더운날  (0) 2016.11.10
거울  (0) 2015.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