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사생활/마주하기

[스크랩] 서평-" 다 지나간다"

새벽풍경 2014. 7. 20. 11:07

"다 지나간다"-지셴린 지음/ 허유영 옮김/추수밭 간

 

 

 

이 도서의 서평을 쓰기 바로직전 또 다른 한권의 독서를 끝냈다. 스티브 브라운의 저서인 "당신의 끝은 하나님의 시작입니다"(아가페 간)  240페이지에 준하지만 천천히 곱씹으면서 며칠간의 일정을 가지고 천천히 읽은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선입견을 버리고 혹은 종교성의 차이를 넘어서 읽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읽기를 마쳤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이만한 인생 상담서도 적지 않다고 필자는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꼭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임에 틀림없다. 마음으로는 지셴린의 저서 '다 지나간다"에 대한 서평을 써야겠다고 정하고 손에는 스티븐 브라운의 저서를 읽고 이성적으로는 지난 날의 아픈추억을 불러오고 있는 자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느 날 나의 몸과 가정경제가 형편없는 지경에 이르렀던 일이 있었다. 몸과 영혼을 추스려 볼겸해서 기회를 잡아 영성훈련원에 입소하기로 했다, 단 돈 20만원이 부족해서 간사에게 할부로 하자고 권하여 약속을 받고 입소하기로 했다. 어떻게 해서 5만원을 준비하였다. 그런데 어느 한 사람이 돈이 아쉽다며 1만원을 빌려달라기에 그 돈 5만원에서 1만원을 빌려주고 나니 4만원 밖에 되지 않았다. 한 마디로 말하면 할부금(접수금) 1회분도 되지 못하는 것이었다. 일단 영성훈련원에 입소하기로 했다. 그 만큼 나의 영혼의 갈급함이 극에 달했던 터라 더 이상 망설일 수가 없었다. 대기가 끝나고 접수를 하면서 숙소로 올라가는 시간이었다.  이미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봉사자들이 줄을 서서 참가자의 가방을 들어 숙소를 안내하는 시간, 접수비 1만원 부족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간사로부터 망신을 톡톡히 당해야만 했다. 순간 훈련원을 내려가야겠다는 마음이 울컥 솟는 것을 참느라 애를 써야만 했다. 여기까지 와서 돈 때문에 수모를 당해야 한다는 자신이 초라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를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를 것이기에 여기서 일축하자.

결과적으로 3박4일의 일정 중 이 틀을 상당히 불편한 상태에서 보내야만 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남은 이틀 동안 내게 은혜를 부어 주셨음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감사할 뿐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잠시 영성훈련원에 사무국장직을 맡아 일을 했으며, 그녀는 간사로 나를 돕는 관계에 있게 되었다. 자신이 사무국장이 될 것으로 알고 있던 그녀와의 생활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잦은 지각에 결근, 끝내는 나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기까지 했다. 잊혀졌던 일 같은데 그 일이 갑자기 불거져 오늘 뇌리를 스쳐지나간다.

 

또 한가지는 일전에 인생에 대하여 고민하면서 읽었던 책들이 눈길에 잡혔다. 김열규 교수의 "메맨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알폰스 데카의 "죽음을 어떻게 맞을 것인가?", 정진홍교수의 "만남, 죽음과의 만남", 케에르케고르의 "노년에 대하여", 노인 치매의 전문가인 데이비드 스노든이 수녀님들의 늙어감을 관찰하여 기록하여 놓은 저서로써 "우아한 노년", 그리고 예크릴 이스워런의 "죽음이 삶에게". 또한 지셴린의 "병상잡기"가 생각났다.

 아마도 이 서평을 마치고 난 후 2010년 1월에 출간 되었던 그의 저서 중 하나인 "인생"을 더 읽을 예정이다. 중국에는 정치적으로 유명한 사람 외에 진정한 리더로서 이름을 남긴 인물들이 쾌 여러명 된다는 점에서 볼 때 후세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그나마 본받을 이들이 있다는 것이 정말 다행이다. 그렇다면 지셴린에 대하여 귀를 기울여 보도록 한다.

2010년 5월경 모 신문에서 지셴린의 죽음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당시 스크랩하여 책갈피에 꼽아 놓은 것을 잠시 소개하고, 간단하게 지셴린의 말을 들어보고자 한다. 만일 듣다가 시간이 없으면 이 노학자가 쓴 한 권의 수필집 "다 지나간다"을 구입하여 리더 부재의 현상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입게 되는 갈증을 해결해 보기를 원한다.

 

"누더기 옷- 누더기가방... 몸 낮춘 한 평생 중국 "마지막 석학 떠나셨다" 애도 물결, 중국에서 '마지막 석학'인간 국보로 존경받던 동방학의 대가 지셴린선생이 2009년 5월11일 베이징대 병원 301의원에서 향년 98세 심장병으로 타계했다. 과거 만모한 싱 인도 총리를 만나 자리에서 지 선생을 자신의 정신적 스승이라고 표현할 정도였던 원자바오 총리는 지 선생의 투병소식에 다섯 차례나 문병을 갔다. 서거가 알려지자 "다음 달 6일 99세 생일 축하 준비를 다 해 놓고 있었는데 안타깝다"며 애석해 했다고 중국 언론이 전했다.

 평생 황갈색 누더기 옷을 입고 누더기 가방을 낀 노동자  행색으로 캠퍼스를 누볐던 그는 가진 것이 많고, 잘난 것이 많은 사람들이 가져야 할 덕목으로 중국인들이 최고로 꼽은 '난더후투'경지에 오른 대표적 인물로 유명하다. '난더후투란'란 재물이 많고 학식이 뛰어나면서도 실력이나 재물을 감추고 자신을 낮춰 어수룩하게 행동하는 것으로 도덕적인 소양과 인품의 수준이 뛰어남을 이른다. 그는 최근까지도 "부정부패한 지방정부가 수두룩하고 자질이 부족한 관리가 많은데 그 뿌리는 문화대혁명에 있다며" 중국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큰 어른으로 추앙을 받았다."(동아일보 5월12일자 기사에서 발췌)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관계장관 회의를 주제하면서 "나라가 온통 썩었다(2001년 6월18일 조선일보 1면 머릿기사)며 정치인들을 위회하여 질책한 것만을 볼 때도 부끄럽지 않을 수가 없다. 문제가 무엇인가? 이 자리에서 다 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올바른 가치관과 인격을 지닌 리더들의 부재현상과 공교육의 비뚤어진 현상이 몰고 온 당연지사인 것을 어찌 하겠는가?

 

지셴린에 대해서 인내를 가지고 조금 더 들어보자. 다 소개는 하지 않으리라. 이 훌륭한 분을 서평 이랍시고 난삽하게 소개하다 보면 오히려 읽는 이들로 하여금 신선도에 초를 치게 될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완전한 인생은 없다. 완전한 인생은 모든 이의 꿈이다. 하지만 아주 먼 옛날부터 지금까지, 동양과 서양을 막론하고 100퍼센트 완전한 인생은 없다. 불안전한 것이 비로소 인생이라고 말하는 것이 이 때문이다. 소동파는 "인간에게 이별의 슬픔과 만남의 기쁨이 있고, 달에겐 밝고 어둡고 둥글고 이지러짐이 있으니, 이는 예보부터 온전하기 어려웠다"라고 했다.(p.29)

 

"세상을 살면서 반드시 잘 처리해야 하는 세 가지 관계가 있다. 첫째는 사람과 자연의 관계이고, 둘째는 가족관계를 포함한 사람과 사람의 관계이며, 셋째는 마음속에 있는 이성과 감정의 대립과 균형사이의 관계다. 이 세 가지 관계를 잘 처리한다면 유쾌한 인생을 살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삶이 너무 고달파진다. 사람은 본디 자연의 일부다. 하지만 사람이 그 속에서 만물의 영장이 된 후로는 자연에서 독립하려고 발버둥 쳤고, 때로는 자연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p.95)

 

"늙음에 대하여 논한다는 것, 말은 쉽지만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슬픔과 기쁨 외에 늙음도 역시 이렇게 차츰차츰 사람의 뇌리에 각인된다. 자신이 늙었음을 차츰차츰 인식해간다면 인생이 쓰고 또 써도 마르지 않는 샘물이 아님을 깨닫는 동시에,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을 느께게 된다. 그러면 자연히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서둘러 끝마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늙음을 인식함으로써 엳을 수 있는 이득이다. 그러면 나는 이 노년기를 어떻게 생각할까? 말하자면 아주 간단하다. 난 내 몸을 낡은 시계에 비유하곤 한다. 나이가 들어 내부 부품들이 왕성하게 제 기능을 발휘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난 여전히 태연함을 잃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 이런저런 병이 생기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므로 호들갑 떨 필요 없다."(p.179)

 

"내겐 아흔이라는나이가 무척 신기하기만 하다. 난 모든 면에서 큰 포부가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40~50세쯤이면 수명이 다 할거라 생각했다고 이미 말한 바 있다. 그런데 눈 깜짝할 사이에 내 예상보다 훨씬 많은 세월을 살았고, 이제 아흔 줄로 들어섰다. 그러나 어찌 이상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또 이상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건강 상태가 눈과 귀가 조금 어둡고 다리가 조금 불편한 것만 빼면 아주 양호하기 때문이다."(p.231)

 

이 만큼만 하려고 한다. 너무 자세하게 기술하는 것도 독자들의 몫을 도적질 하는 것 같아 남은 과제는 독자들의 선물로 받아 누릴 몫으로 돌려드리고자 한다.(사실 게으름도 내포되어 있음을 아량으로 이해 해 주시기를 바란디. 다급한 일이 있어서 오늘은 더 지속적으로 내용을 소개 할 수 없을 것 같은 솔직한 이유를 이해하시고 용서 해 주시기를 부탁하면서. 살롬으로 인사를 대신한다.)

 

 

                                                                                글사랑 이충재   

 

 

출처 : 외로운 동거
글쓴이 : 글사랑(이충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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