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눈이 열리면.
윤채원
매년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깊게 하고 그들의 재활의욕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법정 기념일로 정했다. 그날은 장애인 복지 유공자들을 포상하거나 체육대회, 가요제전, 놀이마당 등이 펼쳐진다. 장애인주간으로 정해 지방단체별로 다채로운 행사를 열어 축제 분위기를 이어간다.
“장애는 비극이 아니라 다만 불편할 뿐이다.” 오래된 지인이 양평에서 정신지체장애인들과 더불어 살며 소규모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데 공장 한쪽 벽면에 커다랗게 쓰여 있는 문구이다. 그들이 하는 일들은 열쇠고리에 인형을 끼우거나 수첩에 스프링 끼우는 등 주로 단순 노동이다. 어쩌다 그들의 일터를 들여다보면 항상 웃음소리가 떠나질 않고 즐겁게 일하는 게 눈으로 보인다. 다른 작업장보다 비교적 나은 환경이라 말하는 그곳엔 노래방 시설이 되어있어 토요일이면 모두 모여 노래파티가 열린다. 이따금씩 단체 여행이나 온천장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이 늘어진다. 이성에 관심이 많아 마음에 들면 초면인 경우에도 집착이 심해 졸졸 따라다니며, 상대가 관심을 주지 많으면 쉽게 상처받아 한동안 작업장에 나타나지도 않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장애인의 수는 2005년 9월 기준으로 대략 175만 명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환경은 그들이 일하기엔 열악한 곳이 많다. 장애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과 대책을 필요로 하고 있다.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과 사회적 환경의 미비도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라 할 수 있다.
몸은 조금 불편하지만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맑은 그들을 접하다 보면 따뜻함이 전해져 온다. 국민생활 향상으로 장애인들의 복지욕구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으니 그에 대한 정책도 더욱 개선되어야 한다.
이 세상에는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있고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있다. 단순히 사람의 눈으로만 본다면 외모나 자연이 그대로 보이지만, 마음의 눈이 열리면 사람과 자연 속에 숨겨진 사랑과 겸손, 지혜까지 보이게 된다.
겉모습이 조금 다르다고 다른 사람과 구별되어져서는 안 된다. 같은 공간에서 서로 공유하며 마음의 눈을 열어 그들과 더불어 산다면 자기안의 감사와 겸손까지도 온전히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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