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
소리 없이 초록의 이름을 달고 봄이 밀려온 듯합니다.
몇 달 동안 안부를 묻지 못하고 지내는 동안 평안하셨나요?
그 시간 동안 저도 이런저런 일들에 매몰되어 사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냈답니다.
3월 중순으로 들어서니 산수유 꽃이며 홍매화가 가득 피었다고 아래 지방에 사는 친구가 봄을 사진으로 보내왔고,
집 앞 화단에는 언 땅을 뚫고 초록의 냉이와 쑥, 그리고 제비꽃도 수줍게 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우주의 끝자락 어디쯤인 이곳에 찰나의 기운을 모아 화사하게 봄을 피어내는 절대자의 긍휼함이 감사한 순간입니다.
우리의 일상에는 이렇게 봄은 스며들 듯 다가오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시국은 언제 봄날이 찾아올까요?
이렇게 서럽고, 두렵고, 애달픈 봄의 한가운데 서성거리자니,
삶이라는 광야에서 따스한 기운이 우리 일상에 스며들던 지난 어느 날이 그리워지네요.
우울의 강이 점점 깊어지는 것을 경계하는 중입니다.
그래도 봄이 찾아와 겨우내 얼었던 땅에서 초록이 움트는 것을 보니 위로가 되고 빈 나무에 걸려있던 가지 끝에서 생명을 피어내느라 두런거리는 숨소리를 듣자니 가슴이 설레기도 합니다.
가늘고 거친 일상의 무수한 자락에 우리의 몸과 마음이 흔들려서 늘 출렁이며 살지만,
그런 예민함이 나를 살리고 내 영혼을 돌아보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거든요.
어려운 시대를 살수록 우리는 더 단단하게 단순하게 살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3월엔 예쁜 꽃들을 만나서 설레고, 한동안 그리웠던 월요 안부 메일로 다시 만나서 반가운 시간입니다.
그러니 우리 아직 남아있는 3월의 날들을 더 사랑하려고 애써야겠습니다.
한주일도 행복하시길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