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을 지나고 나니 바람이 한결 다정해졌어요. 완연한 봄이라 불러주어도 될 듯해요. 어제 모처럼 봄마중을 나가더랬습니다. 물오르기 시작한 버들개지도 보고, 이제 겨우 녹은 땅을 뚫고 나온 귀여운 초록들도
만났습니다. 호수를 안고 훈풍과 마주한 설렘이 기분좋았습니다. 설렘이, 근질거림이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충분한 증거가
되지요. 이렇게 건강한 몸으로 3월을 맞이할 수 있어서 새삼
감사했습니다. 날마다 행복하시길요. 안녕. 충동의 계절 근질거린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증거 연초록 머금은 보슬비와 투명한 햇살을
부추겨 온 산야를 충동질
하더니 잠든 영혼을 일으켜 세워
끝내 꽃향을 머금은
너는 바람 한 점으로 생명을
잉태시키고 색 고운 빛깔을 앞세워 침묵으로 유혹하여
재잘거리는 우주를 소리없이 타오르게
하는 그렇게 봄은 충동의
계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