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원의 토닥토닥/ 토닥토닥(메일)

소유의 의미

새벽풍경 2014. 3. 17. 08:20

'매화꽃 졌다 하신  편지를 받자옵고

개나리 한창이란 답장을 보내었소

둘이 다 봄이란 말은 차마쓰기 어려워서'

                          -이은상(1903~1982)<봄>전문

 

봄이 왔다면서도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던 날,

절제미가 잘 드러난, 그래서 마음으로 품게 된 시조를 발견했습니다.

압축하고 반전시켜서 그런지 은근 끌림이 있더라구요. 이렇게 옛시조가 주는 매력은 정말 큽니다.

맞아요.

우리 인생도 그런 것 같아요.

소유의 넉넉함을 확보했다고해서 꼭 행복한 것은 아니잖아요.

주변에서 보면 대박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데 전 사실 그 단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제 소유가 넉넉해서가 아니라,

왠지 대박이라는 단어속에는 수많은 쪽박들의 슬픔이 깔려있는 것 같아서 그래요.

사실 단 하나의 대박이 탄생되기까지는 많은 숫자의 쪽박들이 희생되었을테니까요.

우리가 탐심에 자유롭지 못한 이유는 우리 미래가 불안하기 때문일겁니다.

그 소유의 크기에 따라 대접이 달라지는 현 사회의 이상한 잣대도 한 몫을 하고 있구요

내일 어떤 바람이 불어올지 아무도 모르니 우린 늘 소유에 집착하고 있지요.

사실 소유는 나눔과 소통의 대상이지 품어야 할 것은 아닙니다.

이 사실을 우리 스스로 이론적으로는 잘 알고 있지만, 현실이 늘 가볍기에 탐심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아요.

어제 아침 아파트 입구에서 보랏집 제비꽃을 발견했습니다.

하나 둘 피어난 꽃들을 보는데 얼마나 예쁘고 편안하던지요.

아마도 그것은 제 주머니에 넣으려고 안간힘을 쓰지않고,

사라질것을 염려하지 않기에 보이는 그대로 사심없이 느낄 수 있는게 아니었을까요?

최빈국의 사람들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이유가,

그 작은 소유를 나눔과 소통의 대상으로만 보기에 탐심에서 자유로운 것 같아요.

그러니 이번 한주일은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넉넉한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래서 새롭게 열린 봄 날이 더 친근하게 다가서는행복한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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