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풍경 2011. 9. 26. 09:32

어젠 분주한 휴일을 보냈습니다.

아침일찍 교회에 가서 예배드리고, 근교의 포도농원에 가서 인정많은 주인의 배려로 포도원 구경과 함께 제가 좋아라하는  싱싱한 포도를  구입하고,

돌아오는 길에는 며칠 전 유방암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입원중인 지인의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막 수술을 마친 분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만큼 맑고 온화한 얼굴로 맞이해 주셨습니다.

사랑한다는 고백과 함께 꼬옥 안아드렸습니다.

따뜻하게 안아드리고 살짝 토닥거리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평소 너무나 아름답고 성실하고, 내면을 멋지게 가꾸며 사는 분이라서...

제 60대 이후의 삶은 그 분처럼 살고싶다는 생각을 하고있던 차라  발병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답니다.

짧은시간 침대 옆 간이의자에 앉아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긍정적인 평소의 모습대로 따뜻하고 나지막하게 들려주시는 병원 생활과,

수술을 앞두고 두려움에 떨었던 시간과 수술을 마치고 겸허해진 마음상태의 변화를 들으면서,

 위로를 하러간 제가 오히려 따뜻한 격려와 긍정의 힘을 얻고 나왔습니다,

대화도중 우리가 교만함에 처해 있으면 상대가 전하는 좋은 것들을 취하지 못하게된다는 말이 참 인상깊게 와닿았습니다.

맞아요. 우리가 상대를 무시하고 교만한 의자에 앉게되면 자기 주장만 하기 쉽잖아요.

상대를 있는 그대로 보지못해서 더 이상  따뜻한 교감을 나누기 어렵다는 말이지요.

..........

9월도 끝자락을 내보이고 우리는 점점 더 가을속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투명하고 예쁜 햇살이 비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면 가슴이 설레며 자꾸만 하늘을 올려다보게 됩니다.

살면서 몸이 아픈 사람과 마음이 아픈 사람의 영혼을 보듬어주는 일은 참 보람있는 일입니다. 그쵸?

때때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도 영혼을 만져줄 무언가가 필요하기도합니다.

이따금 가을이라는 계절을 핑계로 조금 더 자유로운 영혼으로 꿈꾸기도합니다.

이 가을,

우리에게 시나브로 사라진 감성 창고를 채우는 귀한 시간이 되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계절과 계절사이에 끼어있는 짧은 시간을 그저 흘러보내주기엔 너무 아름다운 계절이잖아요.

저헣게 밝게 비추는 햇살처럼..

한 주간의 일상도  찬란하게 빛나시길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