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사생활/귀한 인연들..
봄마중..^*^
새벽풍경
2011. 3. 12. 20:42
아들의 학교가 쉬는 토요일이라 느즈막하게 일어났다.
눈부신 햇살이 창문을 타고 넘어와 잠을 깨우고 바람은 창밖으로 손짓을 한다.
같은 기분이었는지 뜬금없이 북한산 둘레길을 걷자고한다.
나야 두어번 다녀왔지만 아직 한번도 걸어본적이 없는 신랑을 위한 배려.
마침 가깝게 지내는 부부가 전화를 걸어와 동행하기로 했다.
사진찍는 것을 좋아라하는 두 남자들을 뒤로한 채..
우린 앞서서 걸으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눈다.
수다삼매경에 빠진 주인때문에
오늘 내 카메라는 배낭안에서 햇빛 구경도 못했다.
적당한 바람이 볼에 스치고, 메말랐던 그 곳에 봄 기운이 완연하다.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봄마중을 나왔다.
틈틈이 모델도 되어주고,
우리에게 다가온 순간순간을 아껴주며 살자고,
이따금씩 이렇게 산길도 걸어보자고,
일상의 이야기를 나눈 둘레길 산책이 끝난 후 오래된 중국집에서 맛난 굴짬뽕과
이따금 들려 주인과 가까워진 찻집에서 카푸치노 만나 후 우린 각자의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들 저녁챙기고 샤워후에 노트북을 켜다 화들짝놀랐다.
.ㅠㅠ
오늘 오전 10시에 우리 부부에게 아주 중요한 약속이 있었던 것이다.
세상에, 어젯밤까지도 기억하고 있었는데...
어쩜 둘다 까맣게 잊고 있었는지...어이가 없어 웃음밖에 나질 않는다.
매력적인 봄바람에게 온 마음을 빼앗긴 탓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