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사생활/마주하기

말을 많이하고 돌아온 날 저녁---고창영

새벽풍경 2011. 1. 13. 17:15

말을 많이 하고 돌아온 날 저녁

                                                  

 

                                                    고창영

 

 

칭찬도 흉도

입 밖으로 쏟아진 말들은

별이 되지 못했다.

 

한 발 한 발

부서진 낱말들의 파편 위를 맨발로 걷는 동안

발바닥에서 피가 새어 나왔다.

 

웃으며 나눠 먹은 언어들과

걱정하며 함께 마신 위선들이

깨진 유리알로 쓰러져 있었다.

 

별이 되지 못한 말들을 속죄하듯 닦고 또 닦아

고요한 밤의 문 앞에 내다 건다

수런수런 갈바람이 나직히 읽다가 간 자리

이런 또 핏물이다.

갈바람의 혀를 베고 말았다.

 

차라리 침묵했으면

먼 데 하늘의 심장이 되었을

뜨거운 말들

따뜻한 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