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풍경 2022. 4. 4. 08:53

굿모닝!

먼 길을 돌아 어김없이 4월이 돌아왔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4월은 아픈 봄이기도 합니다.

어두운 땅속에서 생명을 품고 있던 씨앗들이 여기저기 울긋불긋 꽃들을 피어나게 했지만,

그 예쁜 꽃들도 이따금은 정지된 사물로만 보이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살다 보면 우리는 이런저런 염려를 하기도 합니다.

염려는 적어도 견딤의 시간을 지나온 사람만이 아는 감정이지 싶어요,

무언가를 견디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미 고통의 한가운데를 걷고 있다는 것이고,

그 견딤의 시간을 지나고 나면 상처를 통해 피어난 꽃을 보듬을 수 있겠지요.

일순간 환희로 터지는 저 꽃망울을 마주하면서도 줄기와 가지 끝에서 제 빛깔로 빛나는 몸짓과 그 부딪침이 내게로 스며들지 않아 안타까워요.

이런 아픈 봄이 내게 와 부딪치고 아스라이 스며드는 그 시간을 통해 찬란하면서도 경건한 삶과 마주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이렇게 아슬아슬하고 불안한 시대를 살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아파도 소리치지 못하고 시간의 틈바구니에서 움츠려있지만,

따뜻하고 화사한 봄꽃이 주는 충만함처럼 존재만으로 충분한 사람으로 서 있고 싶어지는 봄입니다.

이 봄날 꽃이 피어서 행복한 사람도 있고 꽃이 피어서 서러운 이들도 있겠지요.

새로 시작된 꽃피는 4월은 어디에도 주눅 들지 않고,

서러워하지 않고 사분사분 봄이 건네는 작은 평화와 마주하고 싶어요.

아픈 4월을 잘 안아주시길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