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원의 토닥토닥/인향만리(메일)

마음아 천천히 걸어라

새벽풍경 2021. 9. 27. 08:15

굿모닝~

요즘은 하늘빛이 정말 근사합니다. 올려다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분 좋아지는 맑은 하늘이죠.

추석 명절 가족들과 온기 있게 보내셨나요? 사회적 거리두기로 조금은 낯선 명절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고 보니 어느새 9월도 끝자락입니다.

시간은 정말 두려울 정도로 발 빠르게 지나갑니다.

저는 얼마 전 종로에서 열리는 박노해 시인의 걷는 독서라는 사진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제 마음을 붙잡는 문장이 있습니다.

마음아 천천히 걸어라, 내 영혼이 길을 잃지 않도록 이었는데요,

마음 챙김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글이라 오래 서서 들여다보았습니다.

시인, 사진작가, 혁명가라고 소개되어 있는 박노해 작가는 (박해받는 노동자의 해방)이라는 필명으로,

우리에게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한 <노동자의 새벽>이라는 시집으로 잘 알려진 시인이지요.

1998년 광복절 특사로 풀려 난 후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던 그는 스스로 사회적 침묵을 하며, 

가난과 분쟁의 땅에서 조용히 평화운동을 펼치며 현장의 진실을 기록한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길을 걷다가 만나는 삶의 화두나, 창조의 영감 또는 많은 생각들을 사진으로 담는 것을,

그는 걷는 독서라고 표현했습니다.

단순해 보이는 사진에 생각이 담긴 그 한 줄은 짧지만 기억에 오래 머물만한 단어들이었습니다.

발 빠르게 변화하는 여정에서 우리가 기억할 것은 정말 우리의 마음과 영혼이 끌려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우리 인간은 생각하는 존재, 만나는 존재라는 그 실체를 붙잡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사실 살다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지나치게 다른 무언가가 되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엇보다도 온전히 자신 자신이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쵸?

우리의 생각과 마음, 그리고 영혼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드는 주문 같은 말.

힌디어로 디레 디레 잘 레 만느 즉 마음아 천천히 걸어라 내 영혼이 길을 잃지 않도록 이 문장을 기억하면서,

9월 갈무리 잘하시는 한 주일이 되도록 애쓰기로 해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