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풍경 2021. 8. 23. 10:18

좋은 아침~

지척이던 가을이 슬쩍 한 발을 들여놓았네요.

새벽에 집 근처 공원에 나가서 맨발 걷기로 하고 오는데,

오늘은 유독 선선함이 느껴지더라고요.

늘어져있던 능소화도 꽃잎을 바닥에 많이 떨어졌고,

화사하던 배롱나무 꽃잎도 색이 많이 바래졌습니다.

어느새 나뭇잎들도 조금씩 물들어가는 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계절이 오고 가는 탓인지 저도 피곤이 지속되고 기분까지 다운되는 것 같아요.

사람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이렇게 기분이 다운되는 날에는,

중요한 일을 결정하거나 예상에 없던 만남을 하는 것을 조심해야할 듯해요.

자칫하면 예상치 못한 일로 연결될 수 있으니까요.

조용히 산책을 하거나, 책을 읽거나, 홀로 영화를 보거나,

글을 쓰거나 마음을 다스리는 일로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아요.

사라지는 모든 것에는 서러움도 함께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라지는 계절이 외롭지 않도록 지켜보아야 할 것 같아요.

여름 동안 함께했던 기억과 추억, 관계와 사람까지도 기억해보면서 말이에요.

내 것으로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아 내 안에 깊게 뿌리내리지 않았다면,

내게 왔던 다른 것들은 외롭고 서운할 수도 있었을테니까요.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면서 단단해진다고 하지요?

단단해진 나무처럼 깊게 내린 뿌리가 내 마음에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미세한 바람에도 자주 흔들리지 않도록 말이에요.

내가 어떤 삶을 펼쳐나가는지는 전적으로 나의 마음과 선택에 달려있겠지요.  

그러니 한 주일 또 씩씩하고 살아나가야겠어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