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사생활/끄적거림

오월을 보내며 (무수골에서)

새벽풍경 2021. 5. 30. 10:57

붉은 장미꽃이 걸어 다니는 5월을 지나는 중이다.

아니 모든 이들이 아름답다는 5월도 이제 끝자락이다.

인생의 희로애락이 교차하는 낯선 5월을 보내며,

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이 바람보다 더 빨리 오고 가는데 당황스러움을 숨길수가 없었다.

평소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며 일상을 예찬하는 일이 얼마나 피상적인 멘트들이었는지를 실감하는 시간이었다,

푸르름의 절정인 5월이었지만 한동안 녹음도 애정 하는 들꽃들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듬직하다고 믿었던 사람이 한순간 어린아이로 변해가는 것을 보며 두렵기도 했고,

인간의 존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나 스스로에게 놀라고 실망했던 어느 날,

답답함을 어찌하지 못하고 홀로 무수골로 달려가 흐르는 물소리에 흐느낌을 감추고 한바탕 울고 나왔다.

한참을 머물며 마음을 다스리고 다시 세상밖으로 나왔다.

고단했던 5월을 보내며 겸허한 되찾고 다시 씩씩하게 6월을 맞이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