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풍경 2020. 11. 9. 19:04

휴무일 오래간만에 경춘선 숲길로 산책을 다녀왔다.

천천히 찬바람을 맞으며 늦가을의 정취가 묻어나는 풍경과 마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길을 걷다 문득 사람과의 만남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직접 얼굴을 마주 보지 않고도 우린 다양한 방법으로 그 상대와 만날 수 있다.

오늘 나는 여러 명의 사람들과 만났다.

먼저, 경춘선 숲길로 산책한다는 나의 말에 찬바람이 부니 따뜻하게 옷을 입고 가라고 전화해준 그 친구를 #목소리를 통해 만났다.

숲길을 걷다가 지인이 만든 #부조벽화를 통해 예술가 친구를 만났고,

현수막에 내 걸린 #시를 통해 시인 친구를 만났으며

유일하게 대면한 친구가 반가운 마음에 찍어 올린 사진에 다정한 #댓글을 통해 친구를 만날 수 있었다.

친구가 건넨 따스한 둥굴레차 한 잔으로 기분 좋은 온기가 내 안으로 스며들었다.

이렇듯 우리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관계를 유지하고 사는 것 같다. 자주 만나니 못해도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은 얼마든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