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풍경 2018. 12. 4. 10:36


12월에 맞이한 첫 월요일 아침입니다.

어느새 12월이라니요.

빗소리에 깨어 창문을 열어보니 겨울비가 내리고 있네요.

지난 11월 마지막 날에 동대문 DDP 배움터 2층 디자인 박물관에서 열리는 

조선 최후의 거장 오원 장승업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전시는 시대 화가 오원 장승업을 영화와 접목해 고미술의 대중화를 시도한 전시였습니다.

전시 중에서 인상적인 것은 커튼을 활용한 설치미술이었습니다.

지난 번 박노수 미술관에서 만난 고예독왕의 느낌을 이곳 장승업 전시실에서도 느껴졌습니다. 디지털 병풍앞에 서서 그림을 바라보는데 왈칵 눈물이 나왔습니다.


외롭게 홀로 가는 작가의 고독감이 보이더라고요.

요즘 개인적으로 슬럼프였거든요.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뿜어져 나오지 않아 우울했거든요.

몇 군데서 들어오는 원고 청탁도 겨우겨우 짜내는 수준이라 조금 자괴감도 들어 마음이 서걱거리더라고요.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외롭더라도 각자 독특한 자신을 길을 가야 하는데..

외로워서, 혹여 뒤처진다는 느낌이 들어서, 고립된 것 같아서 자꾸 곁길에 눈길을 주며 스스로 글을 쓰지 못하는 핑계를 만들며 살았거든요.

이번 장승업 전을 보면서 마치 온몸에 겨울비를 맞은 것처럼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12월이 주는 선물 중 하나는 지나 온 11개월의 반성문을 쓰게 만드는 것이겠지요. 다시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을 갖고 지난 시간들을 반추하고 내년을 어찌 살아야 할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겨울비가 내리고나면 더 추워지겠지요.

감기 조심하시면서 12월 새롭게 시작해보시어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