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풍경 2018. 2. 25. 15:56



굿모닝~

설 명절 안온하게 보내셨는지요?

무심하게 흐르는 2월을 맥없이 바라보다가 쓸쓸함이 깊어져 설 연휴에 수종사에 다녀왔네요.

아래의 시는 몇 년전 겨울이 서서히 끝을 보이기 시작하던 쓸쓸한 2월 끝자락 즈음에 수종사를 오르며 적어 본 짧은 글입니다. 엊그제 그 곳 풍경이 지난 날과 별반 다르지 않더라고요.

소리없이 다가섰다가 발빠르게 달아나는 2월을 아끼고 사랑해주시어요.

안녕.

 

수종사 가는 길

 

                       

                                    윤채원

 

 가파른 운길산 중턱

 흙 계단 너머에 사는 아름드리 은행나무

 긴 세월 묻어온 사연을 물안개 속에 감추고

 오늘도 포근하게 반가운 인연을 감싸 안는다.

 

 먼지 나는 흙길마저 반가운 그 곳엔

 이름 모를 산새가 풍경보다 친근하고

 뿌리를 드러낸 앙상한 겨울나무

 거기 그 끝에 수종사의 봄이 묻어있다.

 

  곳곳에 마주치는 앙증맞은 돌탑

  지나 간 인연들의 안부를 묻고

  세월을 품어 빛바랜 산사의 한 귀퉁이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너는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