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공간.
좋은 아침~
바람이 제법 매섭네요.
우리는 많은 것들이 발 빠르게 변하는 시대를 살고 있지요.
그런데 예전 그대로 남아있어 반가운 곳이 있더라고요.9년 전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처음 들렀던 커피집입니다. 그사람과 다정한 인연이 되어 한동안 자주 다니던 곳이지만,
조금 소원해지기 시작하던 때 2011년쯤부터는 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평소에 그 앞을 지나다니면서도 잊고 지내다가 우연히 지인들과 그곳을 방문하는데 가슴이 콩닥거렸습니다.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서니 촌스런 인테리어에 멋없는 테이블과 의자, 적당히 희미한 조명, 익숙한 냄새마저 반가웠습니다. 소품이며 모든 인테리어가 예전 그대로인 그곳에 6년을 훌쩍 넘겨 찾아갔는데도 마치 매일 찾았던 것 같은 익숙함이 느껴지더라고요.
달라진 것이 있다면 예전과는 달리 빈 테이블이 참 많아 쓸쓸해 보였다는 사실입니다.
시간이 정지되어 버린 것 같은 촌스런 그 공간과 참 많이 닮은 사장님은 멋쩍게 웃으며 맞아주었습니다.
운영해 오는 15여 년 동안 공간을 세련되게 바꾸지 못해 미안하다기에 예전 그대로의 공간으로 남아있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습니다. 간혹 추억을 찾아서 오는 이들이 있다고 하네요.
누군가와 처음으로 만났던 공간, 설레며 마셨던 커피,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내려앉은 추억의 공간이 창밖 시간에 휩쓸리지 않고 그대로 머물러 있으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물론 주변 프랜차이즈 커피숍으로 손님들을 빼앗긴 사장님은 애가 타시겠지만요. 지인들과 커피를 마시며 그 사장님이 건물주이거나 그 아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아주 잠시 했습니다. 이기적인 생각일 테지만 그래야 더 오랫동안 그곳을 지키고 있을 것 같았거든요.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가끔은 내가 지나 온 시간과 공간에 머물러 이따금 쉬어갈 수 있다면 행복한 일이잖아요. 그쵸?
자신의 추억이 깃든 공간과 사람을 떠올리며 미소 한번 지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번 주도 바람이 많이 차가울 것 같은데 감기 조심하시어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