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채원의 토닥토닥/ 토닥토닥(메일)
산책하듯이
새벽풍경
2015. 12. 8. 11:17
좋은아침~
지난 한 주일은 유난히 분주하게 보낸 듯싶어요.
12월은 겨울답게 첫눈이 내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지요.
창문을 통해 눈이 내리는 것을 바라보면서 계절마다 자기 나름대로 향을 피우듯,
우리도 자기의 색깔대로 담백하게 산책하듯 삶을 살아가야겠구나 생각했어요.
너무 몰입하고 목적을 의식하다 보면 쉽게 지치고 버거운 짐처럼 느껴져 오래 견딜 수 없잖아요.
자신이 머무는 곳에 집중하면서도 이따금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도 놓치고 싶지는 않거든요.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삶의 방향을 자기한테만 맞추는 것이 아니라,
주변으로도 눈길을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힘든 상황에 머물러있더라도 우리가 가끔 미소라도 지을 수 있는 것은 이전 나를 지켜봐 주던 따스한 시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살아가면서 작은 일에도 자주 놀라며 소심해지는 자신을 눈치채는 게 조금 슬프지만 이것 또한 나의 모습이니 안아주어야겠지요.
삶의 걸음걸이를 선택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니까요. 그쵸?
안녕.
눈 내리는 날
낮게 가라앉은 회색 문 열리는 순간
흩어지는 번뇌 알갱이들을 무심히 바라보다
까맣게 타들어가 이미 재가 되어버린
마음을 위로하기위해 바람을 찾아 나섰다
숨 죽인 상처로 흔들리는 몸부림을 거부하고
서둘러 흰옷으로 갈아입은 채
침묵의 나무 아래로 모여들면
분주한 일상에 짓밟힌 꽃송이들은
검은 눈물이 되어 흐르고
시야를 가리며 흔들리는 바람을 부여잡고도
자꾸만 숲 속으로 향하는 시선을 거둘 수 없어
비장한 마음으로 젖어버린 나무가 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