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풍경 2015. 8. 31. 23:22

나의 9월은.

 

간절한 기다림을 기억하고

새벽이슬로 다가선 그대가 반가워 설렘으로 문을 엽니다.

 

지독했던 열병이 피어낸 열꽃들은

온몸을 달구던 지난 시간의 무료함 속으로 밀어내고

초록 들판을 서서히 금빛으로 물 들일 그대를 기다리는 이유는

이리저리 흔들려 비루해진 마음과

신열로 무너져 버린 나를 조금씩 세우기 위함이고

청명한 하늘아래 알알이 익어가는 빛 고운 열매와

그윽한 들꽃향기 피어내는 그대의 세계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머지않아 푸른 하늘과 다정한 바람을 입은 투명한 햇살은

우리의 시선 속으로 들어와 온 자연을 성숙시키고

사람과 사람사이에 흐르던 서툰 이기심들을 벗겨내

우리를 한층 평화롭게 만들 것입니다.

 

그대여.

방금 열리기 시작한 그 문 앞에 서서

계절을 이어가는 그대의 따스한 숨결을 모아

이 가을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