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는 법
안녕~
어느새 아침이 되었네요. 연 이틀 잠을 못잔 것 같아요.
요 며칠 이유를 알 수없는 불면증이 찾아든 것 같습니다.
제 컨디션과 상관없이 꽃바람이 밀려들자 여기저기 싹을 틔우던 꽃나무에서는,
색색의 꽃망울들이 고개를 내밀며 긴 시간 기다려 준 사람들에게 신선한 생기를 불어넣고 있네요.
맞아요. 봄이 우리 곁으로 온 것이 아니라그 자리에서 무겁고 긴 시간을 견디어 낸 것입니다.
제 시선 닿는 일상이 수천 개의 바람으로 머물며 나를 흔들고 있지만 겨우 버티는 중입니다.
적당히 심지가 박혀있어야 할 정도의 시간은 살아온 것 같은데, 아직도 가끔 흔들리는 것을 보면
물리적인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한 것 같아요. 살아 온 날들의 시간길이보다는 그가 머물렀던 환경과 그 곳에서의 경험이 그 사람을 완성시키는 것이니까요.
아이를 등교시킨 후 돌아와 다시 누워 생각의 미로에서 허우적거리다 몸을 일으켰습니다.
전화를 걸까 문자를 남길까 잠시 고민하다가
차라리 전화기를 밀쳐 버리고 말았습니다.
지금 우리가 과연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그저 내 마음을 잘 표현한 박노해 시인의 시 한편을 소개로 대신하려합니다.
참 사람이 사는 법
박노해
손해보더라도 착하게
친절하게 살자
상처받더라도 정직하게
마음을 열고 살자
좀 뒤처지더라도 서로 돕고
함께 나누며 살자
우리 삶은 사람을 상대하기보다
하늘을 상대로 하는 것
우리 일은 세상의 빛을 보기보다
내 안의 빛을 찾는 것
요 며칠 생경해져서 낯설게 느껴지는 상대의 마음을 잡아두고 싶지만
냉랭해진 마음은 아주 잠시뿐일 거라고 확신하기에 그냥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대의 오늘 하루는 눈보다는 마음으로 먼저 주위를 바라보는 시간 되시길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