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풍경 2013. 9. 9. 16:00

좋은 아침~~

 가을이 되니 햇살과 구름, 하늘까지도 투명해지고 바람에도 여유와 깊이가 있네요.

 계절과 계절사이에 서 보니 시간의 보폭도 조금 달라진 것 같아요. 어디에도 구속받거나 얽매이지 않고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은 것은 많은 사람들의 로망일지도 모릅니다.

 글 쓰는 사람들에게는 성숙된 생각과  지식위에 인격적 수양을 더한 지성의 힘으로 본인에게 있는 고정관념이나 고집, 습관 등 일반적인 것을 뒤집어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는 생각의 전환이 중요합니다. 이것을 새롭게 하게, 혹은 상식의 파괴라고 하던가요?

  늘 그 점을 중요하게 생각해 애쓰고 있지만 낯설게하기란 여전히 제겐 어려운 과제입니다. 그래도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길을 걷기보다는 외롭더라도 새로운 길을 만들어 걷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을이라 그런지 점점 길어지는 것은 주인을 잃어버린 사색뿐입니다. 

 제 수업이 없는 날에는 공허해지는 가슴을 채우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찾아 들었던 인문학 강의 중에서,

 진정한 자유와 해방을 추구했던 철학자 ‘스피노자’라는 인물이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스피노자는 자유와 긍정의 철학자라고 하네요. 

그는 지금 자유롭지 않으면 영원히 자유로울 수 없다며, 자유는 누가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삶 속에서 스스로 자유를 구성하지 않는 한 영원히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지요. 자유나 우정, 배움에 있어서도 현재의 마주침을 무척 중요시 여겼던 철학자입니다.

 그는 상대를 설득해 내편으로 만드는 논쟁이 아니라 그 누구의 사유에도 오류가 없다는 우정의 대화와 철학적 친교로 사유와 자유를 확장시켰다고 합니다. 제겐 늘 피상적 단계였던 철학, 철학자 이야기를 쉽게 풀어서 강의한 강사덕분에 스피노자와 조금은 가까워진 게 분명합니다. 강의 내내 궁금해지던 그의 책 <에티카>를 찾게 만들었으니까요.

 가을이 시작되는 이 시간 그가 남긴 책을 읽고 '자유인이 되기 위해 절제된 삶을 산 것이 아니라 검소하고 절제된 그의 모습이 자유인으로 살다 간  삶의 결과'라는 말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선선해진 날씨에 공연히 감성을 도둑당하지 말고 책으로 배경지식과 인격적 수양을 더해서 온전한 자유 안에 거할 수 있는 이 가을을 우리 함께 열어가는 것은 어떨까요.

한주일도 유쾌한 날들 되시길요.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