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풍경 2013. 9. 5. 09:16

 

어느새 이만큼 달려와 문득 뒤돌아보니 지나 온 자리는 이미 꼬리마저 감추고 말았네요.

맞아요. 그런 것 같아요.

사랑하는 순간에는 기쁨이고 아픔이던 일들도 사랑이 멈추면  허무한 기억밖에 남아있지 않게 되나봅니다.

아련한 추억, 그리움...이것도 어찌보면 사랑했던 순간의 흔적이겠지요.

올려다보며 좋아라했던 보름달이 떠오른 날이나 ,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저녁이면  문득 지난 기억으로 빠져드는 순간이 찾아듭니다.

그리움...

이 추상적인 말은 어쩌면 아직 다 내려놓지 못했단 말인지도 모릅니다.

기억마저도 이젠 놓아주어야 한다는 그 사실이 무덤덤하게 걸어 왔던  그 길을 뒤돌아보게합니다.

마음을, 기억을 가두어둔다는게 쉽지는 않아요 그쵸?

이렇게 허우적거리기 시작하는 걸 보니 정말  가을인가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