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기다림끝에 보고싶은 영화를 보았다.
케이트 윈슬렛이 주연한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영화가 끝난 후엔 가슴에 여운을 두지 않으려 의도적으로 애썼다. 조금의 시간이 흐른뒤에 천천히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확히 24시간이 지난 지금 그 영화를 한 번 더 생각해본다.
영화가 진행되는 어느 순간부터 가슴 한켠으로 올라오는 아련한 아픔과 이따금씩 먹먹해져오는 감정들을 진정시키기위해, 가슴을 몇 번씩 쓸어내리며 영화를 보았다.
문맹이라는 비밀을 안고사는 한나는 마이클의 낭독에서 정서적 안정과 독서의 즐거움을 알게 된다.
자신이 문맹이라는 것을 숨기기위해 철저하게 방어적 삶을 사는 한나에게 ,마이클은 기쁨, 절정, 분노, 슬픔 증을 표출하는 유일한 통로이다.
하지만 둘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한나의 알 수없는 불안감은 커져만 가고 결국 말없이 마이클을 떠나게 된다.
문맹이라는 사실을 병적으로 감추고 싶었던 그녀는 외부와의 소통을 차단하기 위해 수용소 감시관으로 자원한다.
마이클에게 있어 한나는 어떤 존재였을까? 스스로 평생을 두고 질문하는 마이클.
성인이 된 마이클은 피고의 모습으로 나타 난 한나를 보고도, 아무런 조치를 할 수가 없었다.
법조인으로 미래가 보장된 자신에게 그녀는 감추고 싶은 치부이기에 침묵했을까.....
아님, 무기징역이라는 형량을 낮춰주기위해 그녀가 지키고자했던 문맹의 치부를 밝혀야 옳은 것일까?... 우린 함부로 이야기할 수 없다.
마이클과 소통하기위해 감옥에서 글을 배운 그녀에게, 그녀를 용서할수 없었던 마이클은 그동안 깨우친게 있냐고 묻는다.
글을 깨우쳤다고 하지만 정작 마이클이 알고 싶은 것이 그것이 아닌 것이다.
자신의 유일한 소통로라 생각했던 마이클이 그녀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했을 때,
그녀가 느낀 절망감과 상실감은 한나로 하여금 안타까운 선택을 하게 만든 것이라 생각한다.
과연 남자의 첫사랑은 그 사람의 평생을 지배하는 것인가?
.....이젠...잠시 혼란스러운 감정들을 내려놓고, 미리 준비해 놓은
독일어권 문학 최초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책 <더 리더: 책 읽어 주는 남자>를 읽어 볼 차례인 것 같다.
간만에 참 좋은 영화, 인상적인 영화를 본 거 같아서 행복한 마음이다.
땡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