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풍경 2013. 7. 7. 14:12

시간 참 빠르다.

눈물 흘리며 아들을 논산 훈련소에 데려다 준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1년이 코앞으로 다가선다.

1주년을 즈음해서 휴가를 나왔다.

선하던 눈빛은 매서워지고 가늘던 팔에도 근육이 생겼다고 연신 자랑중이다.

남자다워진 것이 분명한데 무뚝뚝한 표정과 말투가 왠지 조금 낯설기도 했다.

아들의 휴가에 맞춰 스케쥴을 준비했지만 무엇하나 계획대로 되는 것이 없었다.

하필 작은 아들의 시험기간에 휴가를 나와  몸보다 마음이 더 분주했다.

휴가 첫날 할아버지댁에 가서 소요산 등산이 포함된 1박2일하는 것으로 손주노릇을 한 이후,

아들의 스케쥴은 우리와 정 반대로 움직였다.

휴가기간동안 외출하지않고 잠만 실컷 자겠다던 녀석은

우리의 일상이 시작되는 시간에는 취침중이고,

우리가 외출하면 슬슬 일어나 친구들을 만나러 나가기에 온가족이 함께 식사할 틈도 생기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고마운 인연들이 아이의 휴가를 기억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김밥을 싸주고,

아이가 좋아하는 오리고기도 사주고, 용돈을 챙겨주는 등. 엄마아빠의 수고를 덜어주었다.

남아있는 짧은 휴가는 온 가족 둘러앉아 50%는 거짓말같은 녀석의 군생활 이야기라도 들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